[Spirk] 중력을 거스르다 – Fighting Gravity – 24 : 에필로그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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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시일 내에 체스를 둘 시간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짐의 예상과 달리, 막상 시일이 되니 주어진 시간은 아주 조금이었다. 엔터프라이즈의 출항이 가까워지면서 짐은 대원들에게 공고를 보내랴, 약속을 잡으랴 밀려드는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리고 함선을 향한 스카티의 집착도 한 몫 했다. 언젠가 스카티에게 엔터프라이즈는 짐 커크의 것이라고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누구 표현대로 “내 아가씨에 대해 잘 모르는” 스타플릿 정비사들이 망가뜨려놓은 구석이 없는지 가동 테스트를 하느라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짐의 눈에는 이상이 없어 보여도 스카티는 불평할 곳을 꼭 짚고야 말았다. 짐은 그가 하는 불평의 내용을 대부분 이해하지 못했지만 스카티가 휴가가 끝나는 마지막 주까지 기관실에 붙어 있고 싶어 하니, 그의 특권이라 생각해 주기로 했다.

짐이라고 해서 휴가의 마지막 주를 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번 임무에 새로 합류하는 승무원들이 있어 그들과 만날 일정을 잡았다. 아무리 못 해도 오리엔테이션 자리에서 가능한 한 이름을 많이 기억하고자 했다. 그 중 한두 명이 인사 기록에 입력 오류가 있어 아카데미에 연락해 수정 요청을 해야 했다. 승무원들 간의 소통 문제나 숙소 배정 불만 건을 접수하는 등, 마쳐야 할 서류작업도 있었다. 엔터프라이즈는 아직 빈 채로 정박해 있었지만 마치 벌써 저 우주 깊은 곳에 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할 일이 홍수처럼 밀려들었다.

짐은 바쁘게 움직이는 이 순간이 좋았다.

출항 전날 저녁이 되어서야 비로소 빠듯한 여유가 찾아왔다. 최우선 문제들을 해결하고 승무원들을 각자의 자리에 배치하고 나니 대부분 만족할 만큼 출항 준비가 되었다. 스카티까지도 일더미에서 벗어나 맛 좋은 스카치위스키와 데이트를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스카티는 위스키를 짐과 나누고 싶어 했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특별 손님과 간부들이 오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짐은 접견이 가능한 상태여야 했다. 출항 후에는 병동에서 본즈와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실 수 있으리라. 물론, 안전한 연방령 우주 내에서만. 이제는 스팍도 있으니 걱정할 것 없었다. 스팍까지 셋이서 코가 비뚤어지는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한편, 짐은 스팍의 보조 하에 파이크를 포함한 몇몇 제독들과 연방령의 총독 두엇, 승무원들의 친인척 등 손님들에게 함선을 안내했다. 그 특별 손님 중에 엄마도 있었다. 기나긴 세월을 거쳐 다시 함선에 오른 엄마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짐은 재미있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감회에 젖었다. 지나온 시간만큼 뛰어난 발전을 이루었으니 모든 게 놀랍고 신기해 보이리라. 어쩌면 스팍이 제안했듯 엄마에게는 스타플릿이 어울릴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짐은 준비가 되기까지 아무 얘기 않기로 했다. 스팍과의 사이가 지금같이만 잘 풀린다면, 이 이상 바라는 건 엄마를 임무 중에 함선에 태우는 것이겠다.

엄마에게 함교를 구경시키고 나설 때쯤 통신기가 울렸다.

“함장님?”

출발 전 가작동 근무에 자원한 한 소위의 목소리였다. 기관실의 초입인데 스카티 말에 따르면 일 배우는 눈치가 빠르다는 듯 했다.

“벌칸 함선이 도착했습니다. 두 명의 대사가 승선을 대기 중입니다.”

함교에서 접근하는 함선을 보았을 때 짐작하고 있었다.

“좋아,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줘. 곧 그쪽으로 가겠다. 커크 아웃.”

짐은 엄마와 스팍에게 빙그레 웃었다.

“이제 양가 부모님이 모여서 상견례를 하는 자리가 되겠는걸?”

돌연 계기판 한 구석에 시선을 굉장히 집중한 스팍은, 슬쩍 옆가지로 한 마디를 흘렸다.

“…아직 아버지께 우리 사이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았어.”

“아아. 좋아, 그럼. 작전을 짜 보자. 일단 엄마가 벌칸 에티켓에 대한 놀라운 지식을 선보여서 대사님을 홀려놓고 나면, 그 다음엔 우리 소식을 무리 없이 받아들이실 수 있을 거야. 어때요, 엄마?”

“최선을 다해 볼게.”

능란하게 받아치는 엄마의 옆에서, 스팍이 한 마디 했다.

“부인께서 벌칸 관습에 능통함은 익히 아는 바입니다만, 굳이 아버지를… ‘홀릴’ 필요가 있나 의심스럽습니다.”

“저 애가 놀리는 거야. 스팍 네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으면 나도 비밀로 해둘게.”

엄마의 말에 스팍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긴장한 기색이었다.

전송실에 도착하니 신입 소위가 설정을 마치고 전송을 대기중이었다.

“함장님, 전송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신호 대기 중입니다.”

“전송.”

트렌스포터가 울렸다. 이내 빛과 함께 플랫폼에 두 명의 인영이 나타났다. 한 쪽은 짐에게 익숙한 사람이었고, 또 한 쪽은 덜 익숙하지만 익히 아는 사람이었다.

“승선을 환영합니다. 엔터프라이즈에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짐은 플랫폼에서 내려오는 사렉과 스팍 대사를 맞이했다.

“엔터프라이즈에 다시 한 번 승선하게 되어 영광이오. 지난번에 비해 현저히 덜 긴박한 상황이라 다행이오.”

“동감입니다. 사렉 대사님. 잠시, 이쪽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짐은 두 벌칸을 이끌고 스팍과 엄마를 향해 섰다.

“스팍 부함장은 물론 아실 테고, 이쪽은 저의 어머니, 위노나 커크입니다. 예전에 스타플릿에서 근무하셨죠. 엄마, 이 분은 사렉 대사예요. 스팍의 아버지시고, 벌칸 행성 사고 당시 우리가 모셔온 장로들 중 한 분이에요. 그리고 이 쪽은 셀렉 대사예요. 사고 당시에 만났죠. 이 분이 나라다 호에 맞설 귀한 지혜를 나누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어요.”

정말로 스팍 대사를 어떻게 만났는지 말할 순 없었기에 짐은 대략 이야기를 지어냈다. 엄마는 손을 들어 벌칸식 인사를 건넸다.

“두 분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귀하께서도 나라다 호 격퇴에 도움을 주셨다고요? 그렇다면 꼭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저희 내외는 켈빈 호에서 근무했었습니다.”

“만나 뵈어 저희가 영광입니다. 부인.” 스팍 대사가 존경을 담아 인사를 건넸다.

“켈빈 호 이야기는 익히 들었습니다. 부군께서는 많은 목숨을 구했고, 아드님의 행동으로 더 많은 생명이 살 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사렉 대사를 향해 빙그레 웃었다.

“대사님의 아드님이 도운 덕분이죠. 이제 이 둘이 같이 일하게 되었으니, 더욱 위대한 일을 이뤄낼 거라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요.”

짐은 시선 끝에서 ‘셀렉 대사’가 대화에 귀만 열어놓은 채, 눈길이 전송 플랫폼과 계기판, 복도로 향하는 문 등 이곳저곳을 바쁘게 배회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스팍, 부모님들 모시고 순회 관광 한 번 시켜드리는 게 어때? 먼젓번에 함교에서 마쳤으니까, 거기서 출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그 동안, 셀렉 대사님과 나는 단둘이 상의할 일이 있어.”

스팍의 눈썹이 움찔 했다. “상의?”

스팍은 당연히 스팍 대사의 존재에 아직 편해지지 못했을 거다. 오히려 최근에 자신과 스팍 대사 사이의 또 다른 유사성을 알게 되었다 보니 짐과 스팍 대사가 같이 있는 걸 경계해야 할 이유가 생겼을 만 했다. 하지만… 짐은 솔직히 스팍 대사라면 정중하게 선을 그어놓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짐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심각한 일은 아니고. 몇 가지 개발된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거든. 셀렉 대사님도 마다하지 않으실 듯 하고.”

“물론.”

스팍 대사가 수긍하자, 스팍도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내빈들을 모시고 가도록 하지.”

“조금 있다 보자.”

스팍의 아빠가 눈앞에 있으니 그의 팔을 잡아 다독이거나 하는 일은 애써 참았다. 지구인들에게 그런 몸짓이 아무 의미도 아닐지 모르지만 사렉이라면 뭔가 눈치를 챌 수도 있었다.

한편 스팍과 부모님들이 자리를 뜬 후 스팍 대사는 굉장한 호기심으로 사방의 장비들을 구경했다. 영락없이 변함없는 왕 괴짜로군. 짐은 빙그레 웃고는 전송 조정을 봐준 소위에게 말했다.

“수고했어, 소위. 가서 식사라도 하면서 쉬게. 연락이 닿도록 통신기 챙기고. 아, 계기판도 꺼 놓고.”

짐은 첫 번째 항해 중 두어 번 터졌던 사고가 떠올라 조언을 덧붙였다. 자잘한 사고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지만 무엇보다 예방해서 아예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편이 최고였다.

“알겠습니다, 함장님.”

스팍 대사는 소위가 트렌스포터 엔진 잠금을 조작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보다 말을 건넸다.

“능숙한 솜씨로군, 렘리 소위.”

“감사합니다.”

소위는 얼결에 대답하긴 했지만 생판 처음 만난 벌칸 대사가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아는지 의아한 표정이었다. 눈여겨 볼 가치가 있는 대원일지도 모르겠다고, 짐은 속으로 기억해 두었다.

전송실을 만족할 만큼 구경한 스팍 대사의 호기심은 이제 복도로 향했다. 짐은 그를 복도로 안내하며 물었다.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나죠?”

“이 엔터프라이즈는 내가 처음에 근무했던 엔터프라이즈 호와 사뭇 다르군. 스타플릿에 있는 동안 수차례 개조되고 재 건조되었지만 외관과 성능에 관계없이 유지되는 분위기라는 게 있는데…”

스팍 대사는 잠시 말을 멈추고 놀라운 기색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이곳도 마치 내가 아는 엔터프라이즈처럼 느껴지는군.”

짐은 하루 종일이라도 스팍 대사에게 엔터프라이즈를 구경시켜주고 싶었다. 스팍 대사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 알았더라면 5년 전에 진작 초대했으면 좋았을 거다. 새 엔터프라이즈에 매혹된 스팍 대사는 왕성한 호기심으로 20년쯤은 젊어 보였다. 벌칸 버전에 상응하는 20년 정도가 젊어 보였다는 뜻이다. 이곳의 우주선 엔진은 스팍 대사가 아는 구형 우주선 시스템과 교묘하게 섞인 완전히 새로운 방식인 듯 했고, 기술 역시 그가 원래 있던 세계의 시간대보다 조금 더 발전한 수준이었다. 병동에 도착해서 스팍 대사는 웬 이름 모를 생물체의 두개골에 몹시 관심을 갖기도 하고(본즈가 갖고 온 건데 짐은 아직도 그것의 정체를 몰랐다), 어떤 캐비닛을 콕 집어 지적하기도 했다. 짐은 그 캐비닛에 의료용품이라곤 일절 보이지 않고 텅 비어있는 걸 보고 웃고 말았다. 스팍 대사의 엔터프라이즈에서도 본즈가 그 안을 특별한 물품으로 꽉 채웠다는 모양이었다. 안 그래도 본즈는 오늘 밤 검사관이 없어지면 캐비닛에 들어갈 술을 반입하려고 만반의 준비 중이었다.

특히나 스팍 대사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함교였다. 함교에는 둘뿐이었기에 짐은 과학부서의 계기판을 켜봐도 되겠느냐는 요청에 흔쾌히 수긍했다. 스팍 대사는 계기판에 익숙하기도 할 테고, 엔진의 작동이 중지되어 있기 때문에 설령 어린애가 와서 만진다 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짐은 함교 중앙, 자신의 의자 옆으로 물러서서 스팍 대사에게 혼자 있을 시간을 주었다. 스팍 대사는 계기판을 만지고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이따금씩 ‘흥미롭다’고 숨죽여 중얼거렸다. 이내 만족을 채운 그가, 약간 떨리기까지 하는 음성으로 짐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고 보니 자네에게 충분히 감사를 표하지 않았지. 자네 덕분에 귀한 경험을 하는군.”

짐은 그에게 가까이 가서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당신을 여기 태울 수 있어서 제가 영광이죠.”

스팍 대사는 접촉에도 전혀 놀라지 않고 곧은 눈으로 짐을 바라다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스팍 대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세월을 지내오며 그 쪽 세상의 짐 커크가 저지른 말도 안 되는 바보짓을 전부 목격했을 텐데, 그런데도 저런 눈빛으로 바라봐올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자네가 개척할 미래와 선택을 존중함은 변함없으나, 솔직히 이 엔터프라이즈의 함교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자네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군.”

“저도 마찬가지예요.”

짐은 어깨를 으쓱 했다. 조금 분위기가 심각해진 듯 했다. 짐의 소원은 단순했다. 스팍이 행복했으면 했다. 이곳의 스팍이건, 미래의 스팍이건.

“그럼… 또 보고 싶은 다른 장소 있어요?”

“가보고자 하는 곳은 전부 보았네만, 자네가 여유를 준다면 단순히 함선 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하고 싶군.”

“물론이죠. 걸으면서 대화나 할까요?”

“환영일세.”

해서 두 사람은 정해진 목적지 없이 각 층을 기웃거렸다. 스팍 대사는 자신이 아는 엔터프라이즈와 다른 점이 보일 때 이따금씩 짚고 넘어가기도 했다. 짐은 할 수 있는 한 설명을 하려고 했지만 승무원 선실 위치가 저 쪽의 미래와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아는 점이 없었다.

“왜 다른지 저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쪽 세계와 다른 취향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골자를 설계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아무튼 저쪽은 전략기술부 구역이에요. 반대편은 과학부 숙소가 있고요. 지휘부 숙소는 예외로 윗 갑판에 있죠.”

“해서, 이 곳도 우리 숙소가 이어져 있는 건가?”

짐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참 일이 웃기게 됐어요. 함장 숙소 옆에 부함장 방이 있긴 해요. 그런데 사령부에서 이쪽의 당신을 제 일등항해사로 임명할 수는 없대요. 아무래도 5년간 플릿에서 나가 있었으니까요. 물론 과학 장교 자리에 당신보다 적격인 인물은 없으니까 거기에 이견을 단 사람은 없고, 다만 2인자 자리에는 원래 계속 일하던 대원을 앉히려 했죠.”

“나는 이 세계에서 자네의 일등항해사가 아닌 것이로군.”

“네. 그래서 일이 좀 고약하게 됐죠.”

짐은 복도로 빠져 터보리프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게중 스카티가 계급이 가장 높은데, 부함장은 하기 싫대요. 행정은 관심 없으니 남는 시간이 생기면 기관실에서 자기 엔진이나 트랜스포트 연구나 뭐 그런 것들을 들여다보고 싶다 하더라고요.”

“몽고메리 스콧답군.”

“저번 임무 중에도 늘 그랬어요. 그래서 넘버원과 제가 동시에 함교를 비워야 할 때면 술루에게 자리를 넘겼죠.”

짐은 터보리프트에 다음 층으로 올라가도록 입력했다.

“위급 상황에도 냉정하게 움직이고, 또 거의 모든 부서의 프로토콜에 익숙해서 유사시 함교의 어느 역할도 메울 수 있는 친구예요. 해서 이제 술루가 제 수석 조타수이자 일등항해사죠. 넘버원이 그랬던 것처럼요.”

“미스터 술루는 유능한 인재이니 필시 직무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걸세.”

스팍 대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윗 갑판에 도착한 리프트 문이 열렸다. 짐이 먼저 내려 복도를 안내했다.

“술루가 원래는 과학 장교여서 말이죠, 숙소도 그쪽 가까이에 있어요. 그런데… 숙소 위치를 옮기기가 힘든 이유가 좀 있대요. 당신이 알던 술루도 그 징그러운 외계 식물을 기른다고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외계 식물이라, 그랬지. 내가 그것을 ‘징그럽다’고 표현하긴 어려우나, 확실히 그 중 어떤 개체는 매우 컸던 것으로 기억하네.”

“정박했을 때 지구에 그걸 다 갖고 갈 수가 없어서, 여기다 환경 설정을 해 놓고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라고 엄포를 놓고 갔어요. 그래서 전화해서 일등항해사 자리를 제안하니까 맨 먼저 물어본 질문 중 하나가 뭔지 알아요? 원래 쓰던 숙소를 계속 쓸 수 있냐고 그러더라고요. 벌써 짐 다 가져와서 예전처럼 정리했더군요.”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자네의 옆방이 비게 되는 것이로군.”

짐은 웃으면서 복도에 붙은 방들을 가리켰다.

“저는 정박했을 때 짐을 집으로 보내놔서 다시 돌려놓기만 하면 됐는데, 스팍은 소지품이 없어서 여기저기서 새로 주워 모아야 했어요. 스팍이 다시 스타플릿에서 봉급을 받게 되어서 요긴하게 썼죠.”

“자네 둘 모두에게 다행인 일이로군.”

“제게 부담될 건 전혀 없었어요. 하지만 스팍은 다시 자립할 수 있게 되어 기쁜 것 같아요. 신기하게 큰 돈 들인 게 아닌데 방을 꽤 아늑하게 꾸몄더라고요. 사람 몇 년 살았던 데처럼 해놓고—”

짐은 말을 멈추고 활짝 열린 문 앞에 섰다.

“여기가 그럼 자네의…”

스팍 대사는 말하던 도중 문가의 이름판을 보았다.

“…아.”

“네. 제 방은 저쪽이에요.”

짐은 이 곳이 아닌 옆쪽의 문을 가리켰다.

“생체 인식 정보가 업데이트되어 있어서, 스팍의 숙소 문을 직접 여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아주 흥미롭군.” 스팍 대사는 열린 문 안쪽을 넘어다봤다. “호기심이 일기는 하나 그가 이 방에 들어가는 걸 허락해 줄지 의문이야.”

잠깐 생각해본 짐은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뭘 어지르거나 스팍에게 이런 저런 차이점이 있다고 얘기하지 않는 이상, 잠깐 보는 정도는 스팍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지르는’ 일은 분명 없을 테니 안심하게. 그에게 무어라고 얘기하지도 않을 걸세. 이 시간대의 우주에서 나는 엔터프라이즈에 탑승한 손님에 불과하니까.”

굉장히 진지한 태도로 방 안으로 들어서는 그의 모습에 짐은 웃음을 삼켜야 했다. 스팍 대사를 따라 스팍의 방에 들어가는 그 순간만큼은 짐도 역시 손님이 되었다. 짐은 소지품을 나르고 붉은 커튼을 다는 일을 돕느라 스팍의 방에 여러 번 들어온 적이 있었다. 방에 들어선 스팍 대사는 바로 그 붉은 천을 가장 먼저 눈에 담았다. 그 다음엔 향초를 올려둔 부분을 보았고, 취침 장소를 떠난 눈길은 책상으로, 선반에 올려둔 물건들로 옮겨갔다. 스팍 대사는 한쪽 눈썹을 추켜세우더니 흥미롭군, 하고 중얼거렸다.

“비슷해요? 걱정 마세요. 아무 말 안 할게요.”

“방의 크기와 구조가 다른 만큼 배치는 상이할 수 있으나 거의 동일해. 그런데 확실히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군. 그 중 일부는 기이하기까지 해.”

“예를 들면요?”

짐의 물음에 스팍 대사가 고개를 저었다.

“여기는 내 방이 아닌 그의 방일세, 짐. 각자의 이유가 있는 법이지.”

“당신이나 그 녀석이나 이유 하나는 기가 막히게 따지는군요.”

스팍 대사는 더 이상 별다른 말없이 밖으로 향했다. 짐이 놀라 물었다.

“벌써 다 봤어요?”

“이제 만족하네. 흡족했어.”

스팍 대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화 예술적 트렌드의 변화는 버튼과 스위치로 이루어진 인터페이스로부터 터치스크린의 변화로 나타났다. 네로의 전함이 가져온 미래 기술은 함선 전체에 걸쳐 더욱 복잡한 프로그램과 메커니즘으로 드러났고, 서로 다른 외교적 환경은 함선이 크고 무거워지는 요인을 제공했다. 그 외에 승무원 선실 위치가 바뀌었다는 점, 선체에 각인된 함선명의 글자체와 전송실의 모습 등 소소하게 달라진 부분도 보였다. 크건 작건, 변화는 논리적이었다.

하지만 거꾸로, 또 논리적인 점은 — 짐이 체력 단련실에서 하는 대련 시간을 좋아한다는 걸, 스콧이 함장석에 앉기보다 엔진실에 있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닥터 맥코이가 의료 목적을 핑계로 도수 높은 주류를 캐비닛에 보관하고 있다는 것을, 변함없이 알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은 변할 이유가 없는 사실들이었다. 이 곳의 스팍도 그가 예전에 그러했듯 벌칸제 천과 명상을 돕는 향초로 방을 꾸몄다. 완전히 동일한 향초는 아니어도 벌칸 행성만의 독특한 생태계가 사라진 시점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비슷한 향이었다. 손에 익은 악기 역시 있었다. 보이지 않았으면 오히려 놀랐을 것이다. 책상 너머의 선반도 예전에 그러했듯 같은 역사를 보여주었다. 우주를 여행하며 모으던 장식품이 부족하다는 점만 제외하면, 추억 속의 방과 새 엔터프라이즈의 방은 거의 비슷한 집기와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이 두 방 사이의 간극을 뚜렷하게 보이는 물건이 몇 가지 있었으니, 게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라면 리라 옆에 놓인 두 개의 물건들이었다. 스팍 대사도 체스 세트를 갖고 있었지만, 스팍의 방에서 본 그건 매끈한 금속과 유리로 만들어진 정교한 물건이 아니라 조그만 플라스틱 장난감에 가까웠다. 윗판의 아귀가 고르지 않고 들쑥날쑥했다. 판의 양 날개를 접어 가지고 다니는 구조인 듯 했다.

가장 별난 것이라면 또 있었다. 아카데미의 동료가 준 분자 구조 모형이 있던 자리는 이제 다른 장식품이 차지하고 있었다. 별나다고 생각하면서도 만족할 수밖에 없던 부분이라고나 할까. 플라스틱 체스 세트와 나란히, 커다란 펭귄 인형이 놓여져 있었으니까.

 

 

 

 

<중력을 거스르다Fighting Gravity> 完.


역자의 말

일요일 새벽에 아침을 맞으며 마지막 문단 ‘커다란 펭귄 인형이 놓여져 있었으니까’를 우리말로 바꾼 후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번역을 전부 끝낸 후로, 진짜 마침표는 역자의 뒷이야기라고 생각해서 며칠간 마무리를 더 좋게 짓기 위해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았지만 적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완결을 낸 순간을 떠올리니 이런 저런 말을 해야지 기억해두었던 것이 모두 사라지고 얼마나 이 글을 읽으면서 행복했었는지, 얼마나 내가 영향을 받았는지 또 얼마나 힘들었는지가 눈 앞에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어떤 번역도 이번만큼 힘들지 않았어요. 제가 임의로 상상하고 유추해서 빈 곳을 메워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기에 ‘내가 할 수 있을까?’ 수백번 생각했고 수백번 늦춰졌고, 결과가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언제 첫 번역의 끈을 끊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고 매번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겨우 업데이트를 해왔던지라 돌이켜보면 수정해야 할 점이 한 보따리씩 나올 테지만, 신기한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언제나처럼 못다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 완결의 시간임에도, 마무리를 지음으로써 저는 이 작품을 더욱더 사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티스트 웨이Artist’s Way>의 저자 줄리아 카메론이 말하길 ‘작품은 재미있을 때 끝내는 것’이라는데, 이는 절대로 작품이 완벽해질 수 없음을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여지를 주라는 의미입니다. 완결을 허락하는 행위를요. 한정된 시간 안에 완벽해질 수 없는 글자들의 조합을 하염없이 쳐다보면서 고민하던 저에게 있어, 마침표를 찍는다는 건 정말 즐거운 감각이었어요. 저는 이번 작품의 완결을 ‘걷잡을 수 없는 완벽주의의 욕심을 옮겨서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다’고 표현하겠습니다.

완벽하지 못했다고 없었던 셈 치지 말고, 마무리를 짓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너무 높은 기준에 죄책감을 느끼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의미로요. 저도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누가 비난하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그렇게 괴롭게 번역을 했지? 다 재미있자고 하는 일인데.
제가 이런 말을 했다고 다음 번역부터 신경을 덜 쓰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이렇게 긴 글의 마무리를 보는 건 제게 의미가 깊습니다. 사실 미완으로 남겨두고 “번역 그만둡니다”라고 하는 것도 일종의 마무리일 수 있습니다만 예전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픽을 건드려 볼 배짱이 생겼다는 거거든요. 다음 번엔 무슨 짓을 저지르게 되려나요…. 스타트렉의 여파와 셜록뽕 그리고 etc 사이에서 오랜만에 불타오르는 덕심입니다.

<중력을 거스르다Fighting Gravity>는 제가 스팍x커크 픽 중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으로, 제 안의 설정 형성에 지대한 부분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과 안정에 상응할 정도의 혼혈 콤플렉스를 가진 스팍, 마음고생을 표현하기 어려워 의연한 척 해야 하는 짐은 저의 클리셰가 되었어요. 이 픽의 궁극적인 주제가 제목에서 여과없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아직도 파이팅 그래비티가 이 뜻이 맞는지 자신없지만 내용상 두 주인공은 중력과도 같은, 거스를 수 없었던 자기 기준(내지는 억제)에서 벗어나 성장을 이루었죠. 우주물(?)과 어울리는 참 적절한 분위기의 제목이라 감탄했구요. 또 감탄한 건 분위기입니다. 제가 정말정말정말 좋아하는 잔잔하고 귀여운 문장 속에서, 등장인물 사이의 마음이 비벼질 때마다 풋풋하게도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 맡아져서!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웠죠.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원본도 한 번 읽어 주세요. 제가 표현하지 못한 귀한 뉘앙스와 문맥이 짐 커크의 목소리로 들리는 경험을 하게 되실 것이에요.

모쪼록 제 당초의 의도대로 몽글한 감정에 푹 빠져 즐겨주셨다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변함없이 봐주시고, 격려의 말씀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이 선녀의 절을 받으시어요. (_ _)

마음같아서는 번지르르한 말을 곁들이면서 소감을 말하고 앞으로의 포부도 밝히고 싶은데 빈 칸을 채우는 상상력이 부족하니 여기까지만 줄이기로 할게요. 그저 부담없이 구경하고 온지 간지 모르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바라는 것은 많이 없고 하트 찍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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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k] 중력을 거스르다 – Fighting Gravity – 24 : 에필로그 (完)

[Spirk] 중력을 거스르다 – Fighting Gravity – 24 : 에필로그 (完)”에 대한 10개의 생각

  1. 슈카댓글:

    이 이야기의 분위기가 정말 좋았네요..마지막 엔딩까지 참 좋았습니다ㅠㅠ스팍이 플릿에서 나가있던 시간이 있어 지금은 부함장이 아니지만 커크의 옆방을 차지하는 과정 자연스럽네요ㅋㅋㅋㅋㅋ프라임 스팍이 스팍의 방에서 발견한 펭귄 인형ㅋㅋㅋㅋ도 귀엽고 좋았습니다..정말 훈훈한 엔딩이네요ㅠㅠ완결까지 번역 달려주신거 정말 감사드리고 언젠가 또 스타트렉 번역해주시길 기다리며 응원하겠습니다ㅋㅋㅋㅋㅋ17년도 즐거운 한해 되세요!

    1. 펭귄 인형, 왕괴짜 스팍, 체스판, 운명에 대한 이야기 모두 첫부분부터 완결까지 멋지게 이야기에 스며든 소재들이었고 정말 마지막까지 탄탄하게 저의 감성을 자극하는 글이었습니다 8_8 끝까지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나오지 않네요. 늘 돌아보면 아쉽고 허술한 번역인데 항상 좋은 말씀 해주시고 정말 다들 마음씨가 좋으셔서! 8-8 이 선녀도 즐거운 마음으로 완결을 지을 수 있었어요. 언젠가 또 스타트렉 번역을 들고 올 터이니 그 때 다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사와요. 신년에도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2. kajesuki댓글:

    으앙 ㅠㅠ 선녀님~~~ 드디어 그 길었던 대장정을 마치고 마침표를 찍으셨군요. 정말 대단하세요. ^^**** 글 올라왔을까봐 여길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빨리 완결을 보고 싶은 마음과 이 훈훈한 드라마가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매번 교차하는 신기한 픽이었어요. 오늘 완결을 보고 나니 섭섭한 마음이 더 크네요… 흑 ㅠㅠㅠㅠㅠㅠ
    차기 포스팅이 창작글일지 번역일지, 셜록일지 트렉일지 아님 기타등등일지 참으로 궁금합니다만, 저는 착한 독자니까 얌전히 조신하게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고생 많으셨어요. 멋진 번역과 완결까지 달려주신 끈기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선녀님 스릉릅니다아아아ㅏ아아아~~~~>0<

    1.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제가 장편을 선택하는 기준이 점점 과감해지는 건지, 지금 보니 총 70만자 정도 되는 글이었네요ㅎ,.ㅎㅎ;; 정말….지금까지 봐주신 게 존경스러울 따름이구요. 그 동안 스타트렉 팬덤에 수저 들고 찾아와서 바람소리 님의 번역을 알게 되고 좋은 픽도 많이 읽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하고싶은 번역이 정말 많은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사와요ㅎㅎ 하지만 스타트렉 픽은 언젠가 꼭 더 하기로 확정이 되었다는 거~~ 그 때 되면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년에는 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3. 익명댓글: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__) 영어고자인 저 같은 사람은 선녀님같은 번역존잘님이 계서서 이렇게 영픽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완결도 포키포키하고 훈훈해서 넘 좋았습니다~ 기여운 펭귄인형 넘 부럽고 저도 하나 갖고싶네요ㅎㅎㅎ 선녀님의 다음 번역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ㅁ+ 선녀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건강하세요~~

    1. 안녕하세요. 저도 좋은 픽을 다함께 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 제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픽이었어요~ 임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또 다음 번역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4. 네뮤네뮤댓글:

    선반위의 펭귄인형 참 귀여울 것 같습니다+ㅁ+ 여행내내 둘이 같이 햇떤 체스 세트!! 추억이 켜켜이 쌓인 체스판으로 5년 탐사 내내 같이 계속 체스를 두겠지요? 마지막인게 넘 아쉽습니다ㅠ 포키포키한 분위기 넘 좋았어요~ 그 동안 번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픽이 궁금했었는데 덕분에 알 수 잇었습니다>ㅁ< 벌써부터 담 픽이 뭘까 궁금해지네요+ㅁ+ 선녀님 정말 감사해요~~~ 너무너무너무 잘봣습니다~

    1. 저에게 있어서는 사람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고 여운을 남기는 픽이었습니다;-; 귀여운 소재도 많구요. 재밌게 보셨다면 정말 좋겠어요. 그동안 봐주셔서 감사하고 또 다음 번역에서 뵈어요~

  5. V댓글:

    외전이 나오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처음 댓글 달아봅니다. 선녀님 블로그에서 처음 이 글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이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팍커크 번역글이 되었어요. 선녀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위노나와 커크의 관계 묘사도 좋았고, 스팍과 커크가 느리게 마음을 열어 마침내 함께하는 과정이 찬란하고 아름다웠어요 (mm 귀여운 펭귄의 추억도 빼놓을 수 없고요. 완결편이 연말에는 올라올 거라는 말씀 덕에 이번 연말을 기대할 수 있었어요. 많이 힘드셨을 텐데 긴 글 꾸준히 작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__) 늘 행복하시기를 바라요!

    1. 이 글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씀에, 좋은 글을 알리게 되어 기쁩니다. 정말정말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글이고 꼭 같이 보고 싶었거든요! 늘 어디에선가 보고 계실 방문자 분들을 위해 앞으로도 또 재밌는 글을 가져오고 싶고 재밌게 봐주셨음 좋겠어요. 따뜻한 말씀 감사해요:-) 다음에 또 새 글이 올라오면 슬쩍 들르셔서 구경하고 가세요^0^ 신년에는 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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