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k] 중력을 거스르다 │ Fighting Gravity – 19 : 결심

18화, 아쉽게도(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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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금방 흘렀다. 이미 오전의 대부분을 침대에서 허비한데다, 체스를 두고 난 후 스팍이 괜찮다면 해가 있을 때 그 협곡을 보고 싶다고 해서 밖으로 나섰다. 괜찮지 않을 리 없었다. 나름 개인적인 원한이 섞인 장소긴 했지만 확실히 밝을 때 보는 협곡은 장관이었다. 그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또다시 과속으로 달리던 그에게 스팍이 계속 길 따라 달리자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그도 짐처럼 스피드를 즐기게 된 거려나…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 지도 모르고.

달리는 차는 곧 아무것도 없는 벌판으로 들어섰다. 덜 자란 옥수수와 콩밭 속에서 풍경을 바라보는 스팍은 말이 별로 없었다. 짐은 이 이상 그를 닦달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라디오를 켰다. 갑작스런 소음에 스팍은 놀란 것 같았다. 그 다음에는 한동안 서로 맞는 장르의 음악을 고르느라 시간을 보냈다. 스팍이 가사 없는 일렉트로닉 장르를 들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그럴 법 한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오래된 농장 너머, 낡은 풍력발전기 터빈이 자아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편안한 침묵 속에 싸였다. 특별히 한 건 아무것도 없었건만 차를 세우고 라디오를 껐을 때쯤엔 조금 아쉬워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스팍과 단둘이 있게 해줘서 엄마에게 고마웠다. 그렇지만 엄마가 내심 종일 집에만 있는 것보다 어딘가 가는 편을 기대한다는 걸 알았다. 스팍과 좀 더 대화를 나누고 나서 괜찮다는 걸 확인한 후,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저녁에 다같이 디모인으로 가자고 제안하자 엄마는 예상대로 무척 기뻐했다.

디모인 시내가 멀지 않은 곳에 있기도 하고, 리버사이드나 수시티1에서보다야  밤에 즐길 유흥거리가 많은 곳이라 그곳으로 낙점이었다. 스팍은 애틀랜타에서 마지막 날 근사한 저녁식사를 하고 왔으니 이번에는 아무래도 좋다고 말하긴 했지만, 안 될 말이었다. 다만 짐은 식탁 위에 꽃은 부담스럽고 편한 차림으로 있어도 상관없는 곳으로 가자고 의견을 내놓았고, 엄마는 딱 맞는 데를 한 군데 안다며 길을 안내했다. 엄마는 시내로 자주 나왔는지 익숙했다. 마침내 도착한 곳은 옥외테이블이 있는 아늑한 식당으로 정말로 오늘 같은 저녁에 안성맞춤이었다.

다같이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었던 터라, 저녁식사는 일찍 하기로 했다. 다양한 채식 요리가 있는데도 이번에도 역시 스팍은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짐이 계산을 하기로 해서, 얻어먹는 게 불편한 걸까. 그렇게라도 생각하고 싶었다. 스팍은 손님이니 제외하고, 엄마 집에 온 후로 줄곧 얻어먹기만 했으니 짐이 값을 내는 게 도리였다. 이런 식으로 혼자만의 자잘한 걱정으로 바삐 정신을 돌렸다. 스팍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짐에게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피차 근사한 저녁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누구도 드러내놓고 기색을 비치지 않으려 했다. 대화는 대부분 짐과 엄마 사이에서 오갔다. 엄마는 두 사람과 함께 도외지로 나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데 눈에 띄게 즐거워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아직 밖은 밝았다. 집에 돌아가기 아쉬운 시각이라 주변 구경도 할 겸 걷기로 했다. 거리에는 술집이며 음식점이 많기도 했다. 여닫히는 문틈 사이로 음악이 흘러나왔다. 온갖 자잘한 장식물과 신기한 물건으로 가득한 구멍가게, 한 세기도 더 전에 유행했을 것 같은 옷 따위를 파는 가게 등등. 옷가게를 가리키며 스팍에게 그렇게 말하니 옆에서 엄마는 웃음을 터뜨리면서 대도시에서는 유행이 자주 바뀐다는 등의 말을 했다. 생각해 보면 스팍의 말이 맞았다. 엄마는 정말로 리버사이드에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 더 활기차고 재미있는 곳이 엄마한테 훨씬 잘 어울릴 것이다.

한편 짐이 어울리는 곳으로 말할 것 같으면 ― 지나가던 술집 안,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무언가를 보고는 얼마 전의 대화가 머릿속에 퐁 떠올랐다.

“참, 엄마. 벌칸이 당구하는 거 본 적 있냐고 물었던 거 기억나요?”

“오, 그럼. 기억나지.”

짐은 한쪽 눈썹을 들어올린 스팍을 향해 빙그레 웃었다. “구경해 볼래요?”

단골들이 몰리기엔 아직 이른 시각이라 술집 안은 조용했다. 그들은 괜찮은 자리를 골라 앉았다. 짐은 맥주를 받아와 엄마에게 한 잔을 건네고, 스팍을 도와 마저 당구대 위를 정렬했다. “내가 큐대를 잡아볼 수나 있으려나?”

“물론.” 스팍은 이상한 질문을 한다는 듯 대답했다. “선제권을 가져가도 좋아.”

“당연하지. 그렇지 않음 공을 쳐보지도 못 할 테니까.” 짐은 당구대 반대편으로 돌아 나가면서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엄마는 이런 거 안 하죠?”

“한두 번 해보긴 했지만, 이번엔 빠져서 구경해야 할 것 같네.”

“두고 보세요. 제가 곧 그렇게 될 테니까.” 비뚜름하게 웃어보이는 짐이었다. “체스 경기에 맞선 스팍의 복수라고 해 두죠.”

시작과 동시에 완패할 줄 알았더니, 예상이 조금 비껴나갔다. 스팍이 잡은 큐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썼던 것과 무게가 좀 달랐고 또 그간 당구를 안 해서 두어 번 헛발을 낸 덕에, 짐도 몇 번 공격권을 잡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스팍은 빠르게 적응해 다음 판에서는 당구대를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엄마가 무척 인상을 받은 듯 보여서 큐대를 건네주었지만 엄마는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주변에서 몇몇이 와서 구경은 했는데 아무도 감히 도전하지 못했다. 곧 짐은 트릭 샷을 위한 세팅을 하기 시작했다. 혼자 묘기를 부리며 박수를 받는 걸로도 스팍은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얼마 지나니 구경꾼이 더 몰려들었다. 더러는 도전장을 내민 사람도 몇 있었다. 게중 한 남자는 꽤 했지만 역시 스팍에게는 당해내지 못했다. 짐도 짐대로 옆 테이블에서 꽤나 선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광은 스팍이 차지했다. 뭐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짐으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그는 스팍이 얼마나 대단한지 눈에 꼭꼭 담아두었다. 앞으로 스팍의 이런 모습을 아주 오랫동안, 정말 오랫동안 보지 못할 테니까. 긴장 풀고 늘어져서 맥주를 더 하고 싶었지만 이미 엄마에게 몇 잔 가져다줘서 엄마가 운전대를 잡을 순 없고, 스팍더러 집까지 운전하라고 시키는 건 안 될 말이니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스팍이 도전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광경을 구경했다. 스팍이 자신을 깔아뭉개줄 때보다 남이 당하는 꼴을 보는 편이 더 재미있기도 했다.

내일 이른 아침에 스팍이 셔틀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해질 즈음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진짜 밤이 시작되기 전에 돌아가야 했지만 그래도 엄마는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

“좀 더 이렇게 나와서 놀면 좋을 텐데. 이게 마지막이라니.”

주차한 곳으로 돌아가는 동안 무척 아쉬워하는 엄마에게 짐이 달래주었다.

“뭐, 전 가끔 올 테니까 걱정 마요. 다음번엔 좀 더 재밌는 데로 가 봐요.”

“그럼 엄마도 환영이야.” 엄마는 고개를 들어 스팍을 봤다. “오늘 지나가는 여자들이 다들 날 부러워했을 걸. 나 같은 아줌마가 이렇게 잘 생긴 총각 두 명을 옆에 끼고 있으니 말이야…”

짐은 빙그레 웃었다. “엄마는 그렇게 늙지도 않았어요. 아마 막내동생이랑 큰누나인가보다, 생각하겠죠.” 나이가 나이인 만큼 눈가에 주름도 지고, 머리가 듬성듬성 하얗게 새어갔지만 그래도 금발인 엄마는 흰머리가 눈에 띄는 편이 아니었다. “이제 스팍이 없으니 오늘처럼은 아닐 걸요. 오늘 얼굴마담은 스팍이 다 했으니까.”

스팍이 무슨 말이냐는 얼굴을 해서 괜히 장난기가 들었다.

“에이, 모른 척 하기야? 널 훑어보는 눈길들이 얼마나 따가웠다고.”

“내게 향하는 눈길을 인지하기는 했지만, 그건 내 매력에서 기인했다기보다 당구를 치는 솜씨가 비범했고 또 귀가 뾰족하기도 해서 눈길을 끈 거겠지. 지구의 기준에서 보면 나보다는 당신이 더 외모적으로 호감이 가는 개체라고 생각해.”

짐은 숨기지 않고 놀란 표정을 했다. 스스로가 적어도 어느 정도 수준은 된다고 알고야 있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어렸을 때 그렇게 대시를 받을 리도, 대시를 해서 성공할 리도 없었을 테니까. 그런데 스팍한테서 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와우. 진짜로?”

“겸손해하지 않아도 돼, 짐. 요즘 들어 정말 네 아빠와 닮아 보인단다.” 엄마가 옆에서 다정하게 웃으면서, 그를 꼭 안았다. “네 아빠가 지금 너의 모습을 봤으면 얼마나 좋을까. 널 무척 자랑스러워했을 거야.”

짐은 뭐라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런 말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고,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냥 엄마의 어깨를 감고 꼭 안아주었다. 엄마는 칭찬의 의미로 그 말을 했을 테고, 그렇게 이해해주길 바랐을 거다. 엄마의 너머로 보이는 스팍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어딘지 쓸쓸해 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스팍은 여전히 조용하기만 했다. 말을 걸지 않는 이상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짐과 엄마가 앞좌석에 앉고 스팍 혼자 뒤에 앉아 있으니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이따금씩 백미러로 뒤를 볼 때마다 스팍은 왠지 심각해 보였다. …원래 스팍이 심각한 인물이지만 평소보다 더했다는 뜻이다. 그나마 옆에 말 나눌 엄마가 있으니 다행이었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스팍이 너무 조용해서 신경이 쓰였다. 한편 엄마는 내일 일찍 셔틀을 타야 해서 더 같이 있을 수 없는 게 아쉽다며 종알종알 얘기를 잘 했다. 스팍은 여전하게도 입을 꼭 다물고 있다가, 그 주제가 나오자마자 돌연 먼저 씻으러 가겠다면서 양해를 구하고 올라가 버렸다. 평소의 스팍답지 않다는 거, 그건 분명했다. 스팍에게도 우울해질 만한 이유가 있다지만 스팍은, 스팍이다. 벌칸이었다. 뭐, 벌칸들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건 당연히 알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감정을 드러낸다는 뜻은 아닐 뿐. 그러니 당연히 감정을 유발하게 만드는 것도 좋아할 리 없었다. 스팍을 찔러보는 상상도 해봤다. 그렇게라도 하면 스팍이 못이기는 척 털어놓지 않을까. 반대로 스팍의 성질을 건드릴 수도 있고 말이다. 성질을 건드려서 스팍이 여기서 떠나길 원하는 거라면, 그럼 씁쓸하지만 문제 해결이다. 그게 아니라면 짐으로서는 백 퍼센트 확신하지 못했다. 단지 짐작만 있을 뿐. 하지만 정말로 스팍에게 원망을 받기는 원치 않았으므로 짐은 좀 더 외교적인 접근을 취하기로 했다.

샘의 방문에 노크하자, 스팍이 욕실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문을 여니 스팍은 이미 잘 준비를 마치고, 그간 입은 옷들을 개키는 중이었다. 침대 옆에 기대어놓은 그의 배낭이 열려 있었다. 빼죽 끄트머리가 보이는 악기 케이스와 함께, 그 아무렇게나 생긴 펭귄 인형도 들어가 있었다. 그걸 보니 조금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려다보는 스팍을 보고 웃음을 가라앉혔다. 자신이 진지하단 걸 스팍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고맙단 말을 하고 싶었어. 나랑 같이 아이오와에 와줘서. 면접 때문에 어수선할 텐데 더 나랑 있어줘서, 나 솔직히 정말 고마웠어.”

말하는 동안 다시 입가에 웃음이 묻어나왔다.

“최근에 리버사이드에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야. 어… 예전엔 만취할 때까지 술 마시고 아무하고나 만나서 놀고, 싸움 벌이고 하는 걸 즐거움으로 알았지만. 그 후로는 뭐. 그랬으니까.”

“그렇다면 다행이군.” 스팍은 대답하면서 가지런히 갠 옷가지를 배낭 안에 넣었다.

“사실 공항에서 너와 마주친 후로 줄곧 이렇게 좋은 만남이 될 줄은 몰랐어. 네가 운명이란 걸 답지 않게 생각하는 건 알지만, 솔직히 난 말이지. 기대는 하면서도 너와 내가 친구가 된다는 게 이 세계에서만큼은 일어나지 않을 법한 거라고 생각했었거든. 그런데 널 알고 나니까… 음… 뭐라 할까.”

그는 멋쩍게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벌칸보다야 감정적인 인간이라지만, 그런 그도 감정에 대해 쏟아놓은 데는 어색했다.

“우리가 잘 지낼 수 있단 걸 알 기회는 있었으니까, 감사하게 생각해.”

“나 역시.”

스팍의 대답은 짤막했다. 할 말이 그것뿐이냐는 야속함이 들 뻔 했다. 자신은 이만큼 속내를 드러냈는데, 스팍은 겨우…

스팍은 벌칸이었다. 이게 스팍의 최선인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그냥, 알아뒀으면 해서… 혹시나 무슨 문제가 있거나, 지구에서 사는 데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니면 그냥 나와 얘기하고 싶다거나 하면, 바로 연락해줘. 엔터프라이즈에서 바쁘게 지내긴 하지만 시간은 있으니까. 어떻게 지내는지 듣고 싶어. 그리고 뭔가 일이 잘못되면 나한테 곧장 알리는 게 좋을 거야.”

그러면서 스팍에게 씩 웃어주었다.

“여태껏 고생해서 널 데려다가 있을 곳을 찾아줬는데, 누가 와서 그걸 엎어놓으려고 하면 당연히 열받을 거라고. 그러니까 혹시라도 종족차별같은 거 하는 병신들이 있거나 하면, 나한테 연락만 해. 내가 처리해 줄게.”

“나는 당신이 함장으로서 임무를 다하는 동안 방해하고 싶지 않아.” 스팍은 그제야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봤다. “그러나 당신이 내가 얘기하지 않는 근황을 다른 식으로 알아내려 한다면 오히려 더 임무에 차질을 빚을 테고, 그렇게 더욱 큰 문제로 커지게 되겠지.”

“이제야 말이 통하네.”

좀 더 환하게 웃는 짐이었지만, 반면 스팍은 조금도 안정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말 없는 그에게, 직감을 따라 물어보기로 했다.

“스팍, 혹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날 믿어도 좋아. 약속할게. 비웃는다거나, 널 얕잡아본다거나… 하지 않을 거야. 감정적인 이야기라고 해도, 난―”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스팍은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맺지 못한 말을 입 안으로 삼킨 채 왜 그러느냐고 물으려던 참에,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가 뒤늦게야 그의 귀에 닿았다. 밖을 보니 엄마가 문가로 오고 있었다.

“저녁 먹은 지 꽤 됐는데, 자기 전에 뭐 좀 먹으려니?”

“좋죠.” 돌아다보니 스팍은 고개를 저었다. “엄마랑 저뿐인 것 같네요.”

“그래, 나도 곧 자야지. 그럼, 잘 자렴, 스팍. 아침에 배웅해 줄게.”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커크 부인.”

엄마가 위층으로 올라오지 않았다면 스팍은 뭐라고 했을까. 뭐라고 말을 하기는 했을까? 짐은 밤참을 먹고 난 후에 다시 가서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도로 위층에 올라갔을 땐 이미 스팍의 방문이 닫힌 후였다. 방문 아래로 새어나오는 불빛이 없는 걸로 보아 잠자리에 든 모양이었다. 스팍이 전날 밤은 거의 지새우다시피 했으니 새삼스러울 일은 아니었다. 그게 자신의 책임이었으니 스팍을 깨울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지. 아침을 기약하자,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알람을 맞춰놓았다.

어둠 속에서 막 잠에 들려고 할 때였다. 방문에서 희미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조금 멍한 기분으로 일어나 앉았다. 누가 찾아온 걸까 싶었다. 다들 자고 있을 시각일 텐데… 그런데도 방문을 열어본 짐은 그렇게까지 놀랍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찾아온 사람은 스팍이었다.

“…어…스팍. 어쩐 일이야?”

“들어가도 될까?”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스팍이 속닥였다.

“그럼. 물론이지…”

짐은 한 발 뒤로 비켜 스팍이 들어오게 했다. 어두웠지만 스팍의 표정 정도는 볼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표정이 부족한 얼굴이라고 해야 할까. 처음엔, 표정이 없어 완벽하게 읽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이상한 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눈빛? 글쎄. 안으로 들어온 스팍은 뒤돌아 그를 향해 섰다. 그 때 확실히 알았다. 스팍은 그의 눈을 피하고 있었다.

짐은 머뭇거렸지만, 이내 문을 닫았다. 무슨 얘길 하려는지는 몰라도 저렇게 긴장해 있으니, 남이 듣길 원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무슨 일 있어?”

스팍은 들어와 선 채로 말이 없었다.

“스팍…?”

“미리 용서를 구할게.” 스팍이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나는… 특정한 주제로 상의를 나누는 일에 경험이 몹시 부족해.”

알 것 같았다.

“감정에 대한 거야?”

스팍이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알았어. 하지만 전에 말했듯이, 뭐든 내게 얘기해도 좋아. 그걸로 널 얕잡아보거나 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논리대로는 그러하리라고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내가 속해 있는 곳은 벌칸의 방식이야. …여기에 벗어나서 얘기하려 하자니 어려워.”

궁금한 것과 별개로, 스팍이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건 짐으로서도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꼭 하지 않아도 괜찮아. 말하기 불편한 거면…”

“아니야, 짐. 해야 해.”

“네가 고마워 한다는 거 이미 알고 있어. 날 친구로 여긴다는 것도 알고. 그러니 그 얘기를 하려는 거라면…”

“그것 말고도 더 있어.” 스팍은 잠깐 멈칫했다. “…그 날 일을 기억을 하는 거로군.”

“정확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그리고 네가 가기 싫다고 얘기한 것도 조금 기억나.”

고개를 끄덕이는 스팍이었다. 그러곤 말이 없어서, 짐이 운을 띄웠다.

“그거 외에 더 할 얘기가 있는 거야?”

“그래.”

기다렸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스팍이 이미 말하기 힘들어하고 있어서, 거기서 더 몰아붙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침대를 가리키면서 제안했다.

“…앉아서 얘기할래?”

“서 있는 편이 좋겠어. 제안은 고마워.”

“알았어…”

스팍을 독촉하지 않기로 한 이상 할 말도 없었다. 먼저 입을 열길 기다릴 수밖에. 한참 후에 스팍이 말을 이었다.

“…나는 당신을 떠나고 싶지 않아. 당신은 내게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줬어. 내가 거의 알지 못했고… 또 지금도 아주 조금밖에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조금은 대화의 윤곽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감정?”

“그래.” 스팍은 가슴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어제… 협곡에서 이후로 당신과 그 이야기를 더 나눠보고 싶었어. 그러한 기회가 오늘이 마지막이었지. 그런데도, 그 주제에… 그걸 터놓기가 내게 무척… 어렵게 다가와.”

스팍이 종일 조용했던 이유가 그래서였다.

“괜찮아, 스팍. 내가 어디 널 무시하거나 그럴 것 같아?”

우뚝 서서 굳어 있는 스팍은 심하게 긴장해 보였다.

“정말 앉아서 말하지 않아도 괜찮겠어? 긴장 풀어도 되잖아. 여긴 우리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그러면서도 스팍은 앉으려 하지 않았다. 긴장이 풀린 기색도 없었다. 그렇게 있다가 한참만에야 입을 뗐다.

“짐, 당신도 알다시피 내 어머니는 인간이야. 어머니는 내게 감정은 부끄러워 할 것이 아니라고 하셨어. …그러나 벌칸에게 있어서는, 수치스러운 일이야. 나는 스스로의 감정을 살피는 일 같은 건 해본 적 없어.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결국 잦아들었다. 옆으로 살며시 얼굴을 비껴 표정을 숨기는 스팍을 보며, 조금은 당황스레 박탈감을 느끼는 짐이었다. 감정상의 트라우마와 억압에 대한 얘기라면 그는 의사보다는 환자 행세 하는 편이 더 잘 맞았다. 아주 훌륭한 의사가 늘 곁에 있어주기도 했고. 그렇지만 본즈는 여기 없었고, 있었다 하더라도 스팍이 이만큼 본즈에게 털어놓으려 하지 않았을 거다. 그러니 짐만이 스팍의 유일한 선택지였다. 그 유일한 선택지가 하필 형편없는 거라는 게 문제지만.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게 전부였다.

“괜찮아. 듣고 있어.”

“내 아버지는… 나의 인간성을 받아들이셨어. 나의 감정들 역시. 그리고 당신께서도 감정을 느끼셨노라고 고백하셨지. 그 일례로, 어머니를 사랑하셨다고.”

짐은 그에게 살며시 웃어주었다. 스팍이 이걸 비웃음이 아니라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줬으면 하고 바랐다.

“그렇다면 다행이네. 벌칸인들이 보통 다들 그러는 건 아닐 테지만, 그래도 너희 어머니가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서 행복하셨을 거야.”

“그것은 벌칸인들의 혼인과 무관해. 행복이 목적이 아니니까. 재정상의 안정적인 뒷받침과 번식, 육아를 위한 평온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벌칸인들이 혼인을 통해 추구하는 것들이야.”

“그럼 너희 어머니가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벌칸을 만난 게 진짜로 잘 된 거네.”

짐은 대꾸한 다음에 잠깐 멈춰 지금의 대화를 되짚어보았다. 방금 그건 스팍이 자신의 아버지가 완벽한 벌칸 행세를 하지 못했노라 말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얘길 하는 이유는 뭘까… 스팍은 아버지가 감정을 고백한 사실에 당위성을 찾아 해명하려는 것일까?

“그렇다고 너희 아버지가 어디가 잘못되었다든가 하는 건 아니야… 다만, 다른 대부분의 벌칸들보다 더 개방적인 사람이라는 뜻이지. 마음도 무척 넓고. 개방적이고 관대하다는 말이 어디서 나쁜 뜻으로 쓰이는 거 봤어?”

“그것은 그렇지만. 감정이란 부분에 대해서는…”

바짝 긴장한 스팍의 목소리가,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점점 더 경직되고 있었다.

“어째서 좀 더 논리적인 방법을 통하지 않고 감정을 통해 혼인 상대를 구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워. 내가 보기에 그러한 결과로 맺어진 관계는 항상 끝이 좋지 않을 뿐이야.”

항상은 아냐. 물론 그럴 수 있어. 그치만 어쩔 땐 또 그렇지 않아. 너희 부모님의 관계는 안 좋게 끝맺지 않았잖아.”

“내 아버지는 반려를 잃은 일로, 겉으로 드러내시지는 않아도 마음에 깊은 상처를 얻었어. 어머니를 사랑했기에. 어쩌면 완전히 치유되기 불가능하겠지. 당신의 어머니도 전란에 배우자를 잃었고, 당신의 아버지가 아내와 아들을 구하기 위해 그 운명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오늘날까지 그분의 마음에 남은 상실의 슬픔을 덜어주지 못해. 닥터 맥코이와 전부인은 서로에게 향한 감정이 크게 어긋나면서 동시에 결혼 역시 파탄 났고, 결국 어린 딸이 한 부모 밑에서 자랄 수밖에 없게 됐어.”

스팍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그는 마치 수치스러운 듯이, 고개를 살며시 틀었다.

“이해하지 못하겠어, 짐. 어째서 이렇게 무수한 지적 존재들이 형편에 맞게 짝을 짓지 않고 감정을 기반으로 반려를 선택하는 거지? 적절한 이성을 만나 종족을 영속하는 의무를 수월히 이행할 수 있는데도, 부정적인 감정의 결말로 치닫는 위험에 스스로를 노출시킨다는 것이, 내 눈에는… 어리석어 보여.”

짐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무거운 주제였다. 따지자면 스팍의 말에는 틀린 점이 없었다. 하지만…

“…스팍.”

그는 초조하게 입술을 핥았다.

“이런 주제에 내가 대답을 잘 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어. 내가 인간이라고 해서… 모든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사랑이란 건 사실 내가 잘 모르는 영역이거든. 내가 경험했던 관계는 대부분이 다 애초에 관계라고 부를 만한 것도 아니었어. 사랑을 해보려고 한 적도 없고… 그래도, 내 생각엔…”

짐은 지인들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추측을 해봤다. 그의 친구들, 아무렇게나 어울렸던 사람들, 부끄럽게도 후자가 더 많았다.

“…이런 거야. 끝이 정해진 관계일지라도 ― 물론 모든 관계에 끝은 있지. 어느 누구도 영원히 살 수는 없으니까 ― 그만큼 행복하니까, 가치가 있다는 거 아닐까. 놓치고 싶지 않은 거야. 언젠가 끝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니까…”

스팍이 잘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려면 너무 어려웠다. 스팍은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깨진다며 베개에 얼굴을 묻고 앓는 소리 하리라는 걸 알면서도 꽐라가 될 때까지 마시고 즐기는’ 논리 따위 결여된 그런 부류와 정반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모르겠네. 그래, 비논리적으로 보일지도. 솔직히 모르겠어. 나한텐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면, 그 때는 알지도 모르지.”

스팍은 고개만 두어 번 끄덕였다. 생각이 다른 데 가 있는 사람처럼. 그런데 아니었다. 그 다음 순간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똑바로 들여다보는 스팍의 표정이 결연했다.

“아무래도,” 숨 쉬기 힘든 사람처럼 고통스레 얕은 숨을 몰아쉬면서도, 전해지는 목소리만큼은 또렷하고 곧았다. “나한테 그 일이 일어난 것 같아.”

긴장한 몸과는 달리, 겁을 베어문 커다란 눈동자에 단호한 기색이 비쳤고 ― 스팍이 그의 손을 붙잡더니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을 때는 완전히 충격으로 얼어붙고 말았다. 스팍이 그에게 입을 맞췄다.

격렬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자의식과 불안으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반대로 행동에서 단호함이 전해졌다. 입술을 몰아붙여오는 이 남자는 다름 아닌 스팍이었다. 서투른 솜씨에도—하긴 스팍이 어디서 키스를 연마했겠는가?—짐의 몸에 불씨를 지피기에는 충분했다. 마음속으로는 이게 무슨 일인지 당황했으면서도, 이런 건 스팍이 아닌 자신이 익숙한 영역이었기에 기꺼이 서투른 그를 이끌어주고 싶었다. 입술을 맞댄 채로 스팍의 숨결을 마신 다음 고개를 틀어 깊게 파고들었다. 좀 더, 가까이. 스팍은 잠시 멈칫했다, 들어오는 짐의 혀를 받아 자신의 것으로 맞아주었다. 제길 ― 그의 입 안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뜨거웠다. 짐은 빈 손을 들어 스팍의 뺨을 감쌌다. 손가락 틈 사이로 스팍의 귀가 느껴졌다. 이미 틈은 없었지만 그래도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어깨에 있던 스팍의 한 손이 팔꿈치로, 손목으로 훑어 내려와 이내 깍지를 낀 채로 벽에 고정시켰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벽으로 밀쳐져 있었다. 어깨 옆으로 올려져 깍지를 낀 두 손, 스팍의 엄지손가락이 그의 손등과 손목을 훑었다. 엮인 기다란 손가락이 자신의 것과 꼭 엮였다. 스팍은 원한다면 꼼짝 못하게 잡아둘 힘이 있지만, 조금만 저항하면 스팍이 그대로 놓아주리라는 것도 알 것 같았다. 어차피 이쪽도 놓아주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스팍이 텔레파시가 있어 생각하는 걸 금방 짚어서, 짐이 바라는 그대로 해주고 있는 걸지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 바라는 대로 짐의 어깨를 감싸 침대 쪽으로 향했다.

저항하고 싶지 않았다. 서로 다시 만났던 날 밤, 스팍이 샤워를 하고 나왔던 모습을 본 바로 그 순간부터 이것을 상상해 왔었다. 애틀랜타에서 스팍이 취해 널브러져 있었을 때에도 무척이나 원했었다. 하지만 스팍과 그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사람이다. 짐은 아무나와 자고 헤어지길 반복했지만, 스팍이 그 ‘아무나’가 될 순 없었고… 그래서 이건 간단하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생각이 텔레파시로 전해졌는지, 뭐라고 숨을 돌리기도 전에 스팍이 먼저 입을 떼더니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침대 가에 앉은 그를 내려다보았다.

“확신이 안 서는 거로군.”

“어… 조금.”

뭐라 말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바로 방금 전에만 해도, 스팍의 부모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혼란스러운 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서 대시를 받았는데, 거절하려 하다니 원래의 짐 커크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스팍…”

짐은 입을 열었다가, 스팍의 눈에 축축하게 어린 물기를 보고 그만 굳어버렸다. 하지만 이 사람은 스팍이 아닌가.

“이거, 이러는 거… 논리적인 일이야?”

“완전히 비논리적이야.”

스팍은 긴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더니 짐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었다. 짐의 시선에는 도움이 하나도 안 되는 광경이 되었고 말이다.

“분별이라곤 전혀 없는 짓이야. 그래서 원해.”

스팍답지 않은 말이었다. 스팍답지 않은 대신, 아파 보였다. 이대로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다면 스팍도, 자신도 잠깐은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스팍은 혼란스러워했고, 상처에 쓰라려했다. 어쩌다 그렇게 된 건지 알 순 없어도 약해진 스팍의 마음을 자신에게 좋은 쪽으로 이용할 수는 없었다.

“들어봐.” 짐은 스팍의 어깨에 올린 두 손에 굳게 힘을 줬다. “너 이러다가 내일 아침이 돼서 후회할 지도 몰라. 더 이상 했다가는 나중에 네 자신을 미워하게 될 거야.”

“난 평생 내 자신을 혐오해왔어.” 스팍이 속삭이면서, 침울한 얼굴로 짐의 양 손목을 꼭 잡았다. “벌칸으로서, 난 패배자야. 항상 그래왔어.”

짐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스팍은 어깨에 놓인 그의 손을 천천히 가져와 감싸서 한 쪽씩 입을 맞춰왔다.

“내 어머니와… 아버지가 선택했던 방식을 따라 보려고 해. 느끼는 대로. 감정이 가는 대로 행동하고 싶어.”

이건, 좀 흥미로운걸. 그렇지만… “후회할 거라니까.”
“나는 지금 판단력이 흐려져 있어.” 스팍은 진지하게 눈을 맞춰왔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이러는 게 아니야. 난 충동적으로 행동하자고 선택했어. 그리고… 우리의 감정이 동일하다고 느꼈어… 당신은 그렇지 않은 거야? 우리 사이를 부정하려는 거야?”

“설마… 그럴 리가 없지…” 그럴 리가 있겠는가?

그럴 이유조차 없었다. 스팍의 뜻은 확고했고,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 손목을 그대로 붙들린 채 스팍의 얼굴을 감싸 입술로 가져왔다. 그렇게 스팍이 일어나서 그를 밀어 눕히고 위로 올라오는 것 역시 막지 않았다.

질풍노도의 십대 시절을 보낸 그라지만 아무리 그런 그도 때와 장소는 피했다. 자신의 방에서 이런 경우에 처해본 적은 단언컨대 여태껏 없었다. 비명을 지르거나 웃음을 내고 싶어도 엄마가 아래층에 있다는 걸 아니 소리를 죽여야 했다. 오래된 침대가 삐걱일 때마다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스팍이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중에 그걸 떠올리기란 퍽 어려운 일이었다. 따스한 손, 뜨거운 입술과 마른 근육… 스팍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로 기대어왔다. 스팍을 능숙한 파트너라고 할 순 없지만, 눈이 내리감기고 그의 입술이 벌어지는 모습에서 스팍이 품은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 전해져왔다. 그는 이만큼이나 경계를 내려놓고 감정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짐은 별이 탄생하거나, 새로운 종족을 발견한 것과 비슷한 경이로움을 느끼는 중이다. 우주가 겪을 것을 혼자의 몸으로 감당하는 경이로움은 수천 배, 수만 배의 곱절로 다가왔다.

일을 치르고 난 후 서로의 지친 몸을 엮은 채로 누웠을 때에도 스팍에게서는 긴장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팽팽했던 긴장이 지나치니 몸을 떠는 것이었다.

벌써부터 죄진 기분이 들었다. 그는 지금껏 정말로 아무나와 생각 없이 잠자리를 한 게 아니었다. 자신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 상대를 골랐고, 그랬기에 그 중에서 단 한 명도 절박해 보이거나 상처 입은 마음을 쥐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몸을 섞고 누군가를 위로할 필요 역시 없었다. 짐은 스팍의 벗은 어깨를 어루만지며 다른 팔로 그의 몸을 꼭 끌어안고 속삭였다.

“헤이… 쉬이. 괜찮아. 네가 애써…”

벌칸인으로서 매달릴 필요는 없어, 라고 말할 참이었지만, 아니다.

“네가 애써 날 위해 변할 필요는 절대 없어. 넌 그냥 스팍으로 있어주면 돼. 네게 원하는 건 그게 전부야. 그거면 돼.”

머리에 스쳐지나가는 게 있었다. 미래에서 온 스팍, 스팍 대사도 이런 경험을 겪었을까? 벌칸으로 살며 배운 적 없던 것들에 치여 혼란스러워 하는 동안 그를 감싸 안아줄 누군가가 있었을까? 짐에게 있어서 그 둘은 다른 존재였다. 스팍 대사와는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거 해본 적도 없고.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스팍 대사 역시 이런 식의 괴로움을 겪었을 거란 생각이 드니 그 사람도 이렇게 꼭 끌어안아주고 싶어졌다. 짐은 품 안의 스팍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스팍이 길게 숨을 들이쉬었다. 짐은 이제 그가 사과를 하거나 아니면 고맙다며 무를 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 일을 부정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대신에 나온 것은 힘없는, 한숨과도 같은 목소리였다.

“…스타플릿으로 돌아가고 싶어.”

짐은 그의 어깨에 대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감정에 휩쓸려 나온 말일 테지만, 그래도…

“그래.”

“절대로 떠나고 싶지 않았어.” 스팍이 속삭였다.

그것이, 그의 가슴 깊이 묻어뒀던 수치스러운 비밀이었다. 이유는 몰라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뿐이었다. 그는 조용하게 소리 낮춰 달래 주었다.

“…아침에 본부에 연락해 볼게. 내일 일어났을 때도 네 생각이 그대로라면.”

내일 아침이 밝아 정신을 차리고 나면 스팍은 오늘 했던 말과 행동을 후회할 것이다. 그러하리란 것을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으련만 ― 걱정일랑 내려놓고 즐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지금껏 그렇게나 원했던 것을 이루었는데, 마치 무언가를 훔친 것 같은 죄책감이 드는 것만 같았다.

“내게 얘기만 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줄게.”

“다시는 헤어지고 싶지 않아.”

스팍은 지친 듯 그렇게 되뇌고는, 이내 짐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짐이 꼭 붙들고 있는 사이 떨림이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다. 간헐적으로 떨리다 잦아들기를 반복하던 것이 조금씩 뜸해졌고, 이내 잠이 든 스팍의 몸이 나른해졌다. 짐은 그의 까만 머리칼 위에 입술을 누르고, 뺨을 기댔다.

불안한 스팍의 마음을 달래줄 단계가 지났으니, 이번엔 스스로를 걱정할 차례였다.

 

 

20화, 용기(1/3) →


  1. 디모인과 수시티 모두 리버사이드의 서쪽에 위치. 수시티가 좀 더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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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k] 중력을 거스르다 │ Fighting Gravity – 19 : 결심

[Spirk] 중력을 거스르다 │ Fighting Gravity – 19 : 결심”에 대한 13개의 생각

  1. :-)댓글:

    선녀님!!!! ㅠㅠ 제가 선녀님께서 이번 편을 번역해주시는 것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원문을 읽을 때는 기쁨의 비명을 질렀는데 이번에는 감동의 비명을 질렀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ㅠㅠ
    달리는 차 안에서 창 밖을 보며 고민하는 스팍도 좋고 술집에서 당구를 치는 스팍을 애정 가득 바라보는 커크도 좋고ㅠㅠ 무엇보다 스팍이 고민의 결론으로 비논리적인 입술 박치기ㅋㅋ를 하는게 제일 좋아요ㅠㅠㅠ 그걸 또 좋다고 받아주는 커크도 좋고ㅠㅠ 선녀님도 좋고ㅠㅠ (?) ㅋㅋㅋㅋ
    사실 티스토*에서 읽을 때 분명히 여기서 끝날 분량이 아닌데 스크롤이 점점 바닥을 내서 불안했어요. 다행히 여기에 끝까지 올려주셔서 마지막까지 볼 수 있었네요. ^.^ 감사 댓글도 여기에 달아야 하나 이전 블로그에 달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여기에 남깁니다. 아직 적응은 안 되지만 금방 익숙해질거라고 믿어요. ㅎㅎ
    선녀님을 기다리며 셜록 글도 한참 정주행했다는 것도 안 비밀입니다222 읽는 내내 얼마나 즐겁던지. 선녀님 같은 분이 계시기에 제가 살아요. ㅠvㅠ
    이번에 재커리 퀸토와 크리스 파인이 내한한다는 이야기는 들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그때 한국에 없어서 아무래도 못 갈 것 같아요. ㅠㅠ 선녀님께서 흥미가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혹 가신다면 제 몫까지 잔뜩 보고 와주세요. ♡
    진짜 덥죠 선녀님…. 햇빛에 녹을 것 같아요 ㅜㅠ 번역하신다고 뜨끈뜨끈한 컴퓨터 앞에 앉아 고생하셨어요. ㅠㅠ♡ 혹시 너무 더우시면 여기 지상에 내려오셔서 물놀이 좀 하다 가셔요! ^.^ 제가 선녀님도 뵙고 돗자리 깔고 수박도 준비해 드릴게요. ^^ ㅋㅋㅋㅋㅋ 무리수 죄송합니다…ㅠㅠㅋㅋㅋㅋ
    항상 말씀드리지만 정말 감사해요. ♡.♡ 몸 건강 조심하시고 금방 또 뵈어요!

    1. 헉…임께선 정녕 천사인 것입니까. 넘나 다정한 댓글에 이 선녀는 간만에 또 달밤에 자진모리 장단으로 춤을..!!
      사실 티스토리 블로그는 정리를 하려고 하다, 그쪽으로 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남겨두었어요. 업데이트는 하겠지만 정상 운영은 안 될 것이고.. 워드프레스는 좋아서 쓴다기보다 백업복구라는 목적이 있어서 이전한 거고, 피드백 기능이 별로 좋지 못해 걱정했는데 이렇게 시간 내서 감상을 달아주시니 정말 기쁘구요. 구독하시는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항상 궁금하기 때문에 댓글이 달리면 설렌답니다. 오늘은 임의 댓글을 읽었으니 설레어서 잠은 오려나요.
      이번 챕터는 제가 정말 사랑해 마지않는 부분이었어요. 짐의 시점에서 보는 스팍의 불안정한 모습에 아주 좋은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이걸 한글로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는지 걱정이 듭니다만… 아무튼 이 픽을, 이번 챕터와 그 이후가 너무 좋아서 번역에 손을 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애정해서, 꼭 다른 분들과 같이 보고 싶었어요. 글에 부족한 점이 있어도 제 마음 알아주십사 하는 그런 바람에서(♥
      배우들 내한 소식은요 어쩌다 보니 일찍 듣게 되었네요. 저는 캐릭터 덕질 위주라서 현쟝에 찾아갈 생각까진 못 했고(물론 눈앞에서 배우를 보면 기절하겠지만) 요번에 사진이 많이 찍힐 테니 짤털이할 생각 하니 흐뭇하고 배가 다 부르지 않겠사와. 트위터를 다시 가동시켜야 하는 걸까 고민이 들 정도로요. 좋은 짤 많이많이 뿌려주셨으면~ 하고 벌써부터 얻어먹을 생각 하는 거입니다. 호호….
      아무튼요. 영화를 보고 나면 팬픽에서 괴리감이 느껴져서 잠시 멈칫할지도 모르지만, 꾸준히 써서 완결까지 내야지요. 그때까지 꼭 같이 봐주셔요~~

  2. 리온댓글:

    선녀님! 예전에 구구라는 닉으로 댓글달던 사람입니다~저번글부터 이상하게 댓글을 못달게 되있어서 안절부절했는데 다시 뵙게되어 반갑습니다:D 블로그 이전 축하드려요! 글목록을 보니 리뉴얼중인 글들도 보여서 잠깐 설랬어요ㅎㅎ
    무엇보다 이번 글에서 입이 귀에 걸릴만큼 설래고 행복했답니다~~아, 드디어ㅠㅠ앞에서 정말 섬세터지고 조심터지는 둘이었기에 임팩트가 더 강한 것 같아요ㅠㅠ거기다 스팍이 이렇게 저돌적으로 밀어붙일줄은 예상 못해서 깜놀했습니다ㅋㅋ그와중에도 스팍 걱정하는 커크에 또한번 놀라고ㅠㅠ커크 정말 좋은 사람이네요…그러니까 스팍도 자신을 모두 내보였던거겠죠. 스팍이 스타플릿을 떠나기 싫었단 말이 참 가슴아팠어요. 처음 노숙자 모습일 때가 떠오르면서 먹먹ㅠㅠ이제 좀더 행복한 모습을 보고싶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무더운데 수고하셨어요><

  3. 리온댓글:

    안녕하세요 선녀님! 이전 블로그에 구구란 이름으로 댓글썼던 사람입니다:) 저번부터 댓글을 쓰려고 해도 안되길래 안절부절했는데, 새 블로그에서 다시 뵙네요. 이전 축하드립니다! 이번편 너무나 행복해서 입이 귀에 걸렸어요ㅋㅋㅋ아,그동안 서로에게 너무도 조심스럽고 섬세터지던 사이라 스팍이 박력있어보일 지경ㅋㅋㅋ시작은 스팍일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적극적일 줄은 몰랐어요ㅎㅎ 그리고 짐이 스팍 걱정하는 모습이 참 멋졌습니다. 스팍이 자신을 내보일만한 사람이네요~ 마지막에 스팍이 하는 말들은 먹먹하더라구요. 고뇌와 슬픔과 외로움이 느껴졌어요…이젠 솔직하게 행복한 모습을 보고싶네요ㅠㅠ 무더운데 번역하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 덕분에 좋은 픽 읽습니다:D

    1. 안녕하시어요? 이번 편의 멋짐을 알아주는 당신이..멋져
      아유 제가 버선발로 뛰쳐나와서 넘넘 이 픽이 멋지다고 내내 말해왔던 이유가 다 있는 거입니다. 특히 이번편은 좋은 점이 한두 개가 아니예요. 스팍이 ‘님 잘생겼음’ 하는 데부터 낌새가 느껴지시지 않느냐는. 서로 너무 조심스러웠던 사이라 더 흐뭇하게 다가왔구요. 다정한 짐도 좋구, 괴로워하는 스팍도 좋구(?)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분량에서 스팍이 용기를 내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꼭 봐주세요@.@
      임께서도 마지막 남은 여름 평안하게 보내시길~

      (아참. 이 앞에 써주신 댓글은 스팸함에 들어가 있어서 복구했어요. 처음 1회 관리자 승인이 있어야 댓글 공개가 되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4. pisakena댓글:

    ㅠㅠ감동입니다 선녀님ㅠㅠ 넘 감동이에요. 아ㅠㅠ 사실 전 스타트렉 팬이 아니었는데 선녀님의 글 보고 영업당했지 뭡니까. 아웅. 스팍이 사랑을 느끼고 인정하기까지 좀 걸린 만큼 꼭 해피엔딩으로 햄을 달달 볶았으면ㅋㅋ 스팍이 아파하니까 막 슬푸기도 하고 마구 먹먹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이와중에 커크ㅋㅋㅋ사랑같은 거 잘 모른다면서 스팍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겈ㅋㅋㅋ 넘 귀여운 것이고요.
    선녀님 이번에 비욘드 개봉일에 보시나요?? 롯데시네마가 17일에 하루 일찍 개봉한다고 하더라구요. 맘같아선 티켓 보내드리고 싶읍니다. 말씀만 해주세요^,^ 잘 읽고 갑니다.

    1. 안녕하시어요? 호호 이렇게 모두 스팍커크를 핥아보아요
      저는 17일에 조조로 달려가서 보았답니다. 어서 빨리 보고 싶어서~그만~ 기다림이 긴 만큼 설레었을 그 기분 이번에 제대로 느껴버렸지 뭔가요. 상영관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입이 너무 씰룩거려서 어찌나 눈치가 보였는지 호호…. 너무넘흐 좋았숩니다..훌쩍…. 이 선녀 소매가 흠뻑 젖을 정도로 감동했사와. 이렇게 다같이 트렉을 핥아보아요.

  5. kajesuki댓글:

    선녀님 이사하셨어요???? 몇 달 만에 가출했던 덕심이 돌아와 선녀님 티스토리로 쌩하고 달려간 다음 은혜로운 글을 침흘리며 감상하고 독후감 댓글을 쓰려는데 글을 못 쓰게 되어있어서 헉 심장이 멎었네요 ㅠㅠ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타…ㄹ…덕???!! 인가 하여 놀란 가슴을 여기와서 쓸어내렸답니다… 폭염속에서 한기가 들더군요. 납량특집이 따로 없습니다. 더위 식히라고 일부러 그러신건가? 번역글 만으로도 황송한데 독자 서비스가 끝이 없으시구나 생각을 했답니다.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돌적인 스팍을 보고 함박웃음짓고 있답니다 ㅋㅋ 아아… 너무너무 감동적인 픽이에요!! 슬로우빌드 픽은 이런 맛에 보는 거라죠. 정말 감사합니다. 더위 속에서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어요~~^^*

    1. 잊지 않고 들러주셔서 제가 감사하지요.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는 명언 임께서도 아실 거라고 믿으며..호호.. 그저 트렉 배우들 지나간 발자취에 남은 떌감만 모아다 떼워도 활활 타는 마음이 바로 덕심 아니었던가요. 저만 그런ㄱ….
      이번에 비욘드가 넘흐 좋아서 저눈 아마 별 일 없으면(숟가락 들 힘이 있으면) 십년 이상은 구석탱이에서 트렉 픽을 번역하지 않을까 예상하는 바이오며…. 그런 의미에서 임의 글도 꾸준히 관음을 할 예정이구요. 찡긋
      임께만 몰래 알려드리자면 슬로우빌드 픽이 몽글몽글 좋긴 하지만 이번에 했으니까 다음 픽은 그 반대가 될 것 같사와. 소곤소곤

  6. 재환댓글:

    꺄ㅏㅏ ㅜㅜ 선녀님 이사하셨군요 !! 스크롤이 벌써 끝나면 안되는데..! 하면서 동공지진 심장지진이 일어났다가 ㅋㅋ 짐이 스팍의 표정, 무드, 단어 하나하나를 무게있고 빠르게 캐치해서 그런지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고 설레고 난리났었네요 ..♡ 그게 바로 l.o.v.e..!!! 스팍 시점으로도 보고 싶어집니다. 얼마나 절절할까요.. ㅠㅠ 선녀님 더운 날 고생 많으셨어요. 이쁜 픽 좋은 픽 추천만 해주셔도 감사한데 이렇게 멋지게 번역해주시고 ㅠ.ㅠ 널리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 오홍홍~안녕하시어요! 새 블로그에서 뵈어 반갑사와.
      제가 계속 침이 마르도록 좋다좋으다 했던 섬세한 남자 짐커크가 또 한 번 섬세 발동해 주셨구요@@ 이 선녀는 비욘드 보고 더위를 잊었사와요. 트렉을 보니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시력이 선명해지고 회춘을 하는~
      암튼 이제 요 커플 삽질은 끝났고 로맨스 맛을 볼 차례이오니 앞으로도 꼭 봐주셔요 ><

  7. 슈카댓글:

    이사하신 줄 모르고 댓글이 안달리네..수정중이신가..하고 있었네요ㅋㅋㅋㅋㅋ글의 텐션이 잔잔하면서도 읽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어주는거 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스팍이 커크 손목 붙들고 밀어붙이는 장면 너무 설레는거 아닌가요..ㅠㅠㅠㅠㅠㅠㅠ꺄ㅠㅠㅠㅠㅠ이 픽 정말 좋습니다ㅠㅠㅠㅠ안그래도 요새 비욘드 보고 커크가 더더 좋아져서 시간 날때마다 다시 영화보러가느라 바쁜데 참 행복합니다ㅠㅠ좀 늦은 댓글이지만 번역 정말 감사드려요!!

    1. 대문에 이사한다고 넘 조그맣게 써놨어서 다들 잘 모르셨나봐요! 가서 얼른 수정을 해야겠네요.
      스아~실은, 이 픽이 느리게 쌓아가는 로맨스다보니 제가 번역하면서도 안달이 다 납디다. 사람 맴을 들었다 놨다 함서 요 다음엔 드디어 로맨스가 나오겠지, 요 담엔…! ←요런 식으로 사람 애간장을 녹이지 않겠사와. 집중도 잘 되구요. 그간 반질반질한 얼굴로 커크 함댱님 애태우던 스팍이 속으로는 줄곧 절절 끓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덩달아서 맘이 녹구요. 1화부터 쭉 읽어보면서 스팍의 잔망을 느껴보았어요. 어헣어헣. 저는 이렇게 덕질에 뼈를 묻게 되는 것. 혼자 덕질하면 외로우니 임도 같이 가십시다♡(은근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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